초막골의 풍경

2월 어느 고요한 날

초막골 촌장 2021. 2. 24. 19:03

오후 햇살이 너무 탐스러워서

가슴을 펴고 문간에 나서니

온갖 소음에 시달리던 세상이

한순간 잠시 잠깐 멈춰선 듯

천지 사방 세상이 고요합니다.

 

아리고 맵찬 한겨울 틈새에도

조금만 볕 곱고 날씨 온화하면

직박구리, 박새, 곤줄박이 떼

가까이 날아들어 수선을 떨고,

 

엊그제는 까마귀 군단이 높게

떠 날아가며 빈 산골을 깨울 듯

메아리의 거센 반향도 있었는데,

 

다시 내려간 수은주 탓인지 

잘 마른 갈잎을 휩쓸고 다니며

위세 좋게 불어 닥치던 매서운

바람 소리 언제였던가 뚝 끊기고,

 

지금은 마치 내 귀가 고장 난 듯

절대 정적의, 화사한 햇볕만이

덩그러니 남은 산골의 평온한

세상을 잠시 눈으로만 담아봅니다

 

<장독대에 앉은 햇살>

<고요한 앞산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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