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햇살이 너무 탐스러워서
가슴을 펴고 문간에 나서니
온갖 소음에 시달리던 세상이
한순간 잠시 잠깐 멈춰선 듯
천지 사방 세상이 고요합니다.
아리고 맵찬 한겨울 틈새에도
조금만 볕 곱고 날씨 온화하면
직박구리, 박새, 곤줄박이 떼
가까이 날아들어 수선을 떨고,
엊그제는 까마귀 군단이 높게
떠 날아가며 빈 산골을 깨울 듯
메아리의 거센 반향도 있었는데,
다시 내려간 수은주 탓인지
잘 마른 갈잎을 휩쓸고 다니며
위세 좋게 불어 닥치던 매서운
바람 소리 언제였던가 뚝 끊기고,
지금은 마치 내 귀가 고장 난 듯
절대 정적의, 화사한 햇볕만이
덩그러니 남은 산골의 평온한
세상을 잠시 눈으로만 담아봅니다.
<장독대에 앉은 햇살>

<고요한 앞산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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