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로 질주하는 듯하던 날씨가 적도 부근의 열기를 품은 태풍의 영향으로 다시 한여름처럼 덥고 습하다. 가을 초입에 벌써 열매를 다 키워서 알을 떨어뜨리는 산 중턱의 올밤나무 밑에서 밤을 줍다가 그루터기에서 한 무리 잎새버섯을 만났다. 부케처럼 화려한 주름 다발을 보고 처음엔 무심코 꽃버섯이라고 불렀다가 버섯도감에서 익힌 잎새버섯 이름이 생각났는데 토실한 알밤 바구니보다 의외의 수확물이 더욱 반갑다, 작금에 유행하는 조리 경향에 따라 버섯을 살짝 데쳐서 라면을 끓였는데 식감이 쫄깃하고 매력적인 버섯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