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 2

매화, 만개하다

삼월도 꼭 하루만 남기고 있는 오늘 여기 초막골에도 매화가 만개했다. 여느 해와는 달리 유난히 꽃송이들이 크고 화려해서 회갈색으로 단조롭던 산골이 갑자기 환하게 밝아진 느낌이다. 매화는 무엇보다도 향기가 압권인데 살랑이는 바람을 타고 와서 은은하게 뇌를 자극하는 향은 정말 꿀처럼 달콤하다. 주변에는 생강나무와 산수유가 이미 꽃을 피웠고 흰민들레와 제비꽃, 현호색 등 풀꽃들도 피었지만 매화가 피고서야 봄이 제대로 다가온 느낌이다. 이른 아침 고조된 새소리의 맑은 톤은 몽롱하게 잠긴 의식을 두드려 깨워서 또 부지런히 하루를 시작하게 하는데, 초목도 대기가 햇볕에 상승기류를 타듯 땅속에서 새싹을 틔우고, 마른 가지에서 잎을 내고 또 열심히 꽃을 피우고 있다.

초막골의 꽃들 2026.03.30

냉이 캐기

삼월에 들면 벌써 남도의 꽃 소식이 지면과 화면에 차고도 넘치지만 대덕산 아래 깊이 들어앉은 산골에는 아직도 겨울 끝자락 추위가 여전하다. 얼어붙은 지하수는 채 녹지 않았고 밤새 땅덩이들은 돌처럼 굳었다가 한낮에만 잠깐 동안 풀리곤 하는데, 냉이와 꽃다지, 별꽃 무리들은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마치 기지개를 켜듯 굳었던 언 잎을 털어 일으키고 또 작은 싹들을 땅 위로 틔워낸다. 노지에서 겨울을 난 냉이 잎은 얼었다가 녹기를 거듭한 탓인지 거의 황토색 이어서 처음엔 눈에 잘 띠지 않다가 익숙해 져야만 보이기 시작한다. 손끝에서야 겨우 만져지는 요런 작은 냉이를 하나하나 캐서 흙과 잔뿌리를 털고 바구니에 담는 지금의 이 여유가 시간이 천금만금같다는 세상에서 참 한가롭구나 싶기도 하지만, 너른 밭 한..

초막골 먹거리 2026.03.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