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전어 대가리엔 깨가 서 말이라고 요즘 TV에서 주구장창 이야기하던데 궁금하면 숯불에 한 번 구워보면 알지. 횟감용 전어야 귀하지만 구이용으로 쓰는 생물 전어는 제법 흔한데 그래도 한 뼘짜리가 열두 마리에 만원이었다. 끝이 없을 것 같던 늦더위를 식혀주는 가을비가 시원하게 추적이며 내리는 날, 온돌방을 덥히고 남은 숯불을 끌어모아 너른 석쇠 위에 가을 전어를 굽는다. 불 위에 전어를 올려놓고 굵은 소금 한 줌 흩뿌리고 뒤집기를 여러 번 거듭 하다가 적당히 노릇노릇 잘 익은 놈을 머리부터 한 입 베어 꼭꼭 씹어 보니, 입안 가득 바삭하게 흩어지는 살점에서 고소함이 배어 나와 그래, 이 맛이지 하는 느낌이 당연한 듯 떠오르는, 가을 전어의 맛을 제대로 즐겨본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