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센 꽃샘바람에 움츠러들었던 기운과 미세먼지로 탁한 대기까지 말끔하게 씻긴 듯한 봄비가 내린 후 지금 산골엔 온갖 땅속뿌리들과 씨앗들이 녹진해진 흙을 밀치며 생명의 새싹들을 틔워내고 있다. 매화, 산수유, 개나리, 진달래 등 일찍 꽃을 피우는 봄꽃나무들의 잔치는 벌써 며칠 전에 시작됐으니 이제 곧 넉넉한 토양의 유기물을 자양분 삼아 세상의 봄꽃이라는 꽃들은 모두 다 피어날 태세인데, 이 봄날 아름다운 꽃들의 자태가 정신을 쏙 빼놓기도 하지만 우린 그저 눈에 띄면 띄는 데로 봄꽃들의 다양한 맵시와 향기를 감사하며 즐길 준비 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