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탐방 이야기

경주 황남대총 앞에서

초막골 촌장 2024. 11. 25. 19:41

경주 황남동 대릉원에 들어서서

고요와 정적 속에 시공을 초월한 듯

봉긋이 솟은 봉분들을 바라본다.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부드럽게

굴곡 지은 높고 낮은 봉우리들은

가지런히 깎인 연두빛 잔디로 인해

한층 부피감이 도드라져서 보인다.

 

능을 조망하기 좋은 벤치에 앉아

비껴가는 잔광에 얼굴을 내맡기고

대지의 가슴처럼 봉긋한 봉분들을

망연히 바라보노라면 너무나 짧은

삶의 시간에 비해 무덤 속 천년 여의

세월이 아득하게만 느껴지는데,

 

잘 가꾸어 놓은 탐방로를 따라서

가을 볕에 물든 고운 단풍잎도 보고

탐스럽게 열린 모과 향기도 맡으면서

볕 좋고 바람 시원한 현실을 감각하며

지금 이 순간을 한껏 누려본다.

<경주 황남대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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