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막골의 풍경

구월, 맑은 날에

초막골 촌장 2017. 9. 1. 20:33

문밖을 나서면 "야! 날씨 한번
참 좋다"라는 말이 저절로
튀어나올 정도로 맑고 시원한
계절이 또다시 찾아왔다.

끈끈한 열기가 빠져나간 따듯한
햇볕은 온 몸을 온화하게 감싸고
간혹 서늘한 바람이 스치면
살갗에 신선한 자극이 느껴진다.

이런 날엔 왠지 마음이 가볍고
너그러워져서 일을 해도 힘들지
않고 주변 사물들을 둘러보는
눈빛에도 정다움이 가득하다.


식물들의 걸음걸이가 얼마나
빠른 지 산비탈에 군락지어 살던
두릅나무가 어느 결에 마당가에

구름처럼 풍성한 꽃을 피웠고,

고단하고 치열했던 야간 노동의
흔적들이 묻어나는 성긴 거미줄
위로 점점이 빛나는 이슬방울들,

가없이 높아만 가는 하늘 아래
잠자리 떼의 군무 또한 반갑고도

정겨운 가슴 찡한 풍경인 듯,

폐부를 씻겨줄 듯 맑은 바람과
축복처럼 내리는 볕의 온기를
누리며 사는 이 복된 시간들을
사는 동안에 늘 기억하고 싶다.


<구월, 맑은 날>

<산에서 내려온 두릅나무>

<이슬이 앉은 거미줄>

<잠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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