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막골의 풍경

늦가을의 단상

초막골 촌장 2017. 11. 7. 09:24

해질 무렵 황혼의 붉은 노을처럼
산하가 온통 단풍으로 물들어서
아름답고도 황홀한 계절입니다.

가을걷이에 바쁘던 손길들이 차츰
잦아들기 시작할 때쯤 어느새
텃밭은 휑하니 비어져 고요하고,

그새 일상이 되어버린 새벽녘의
바지런함이 무색해져 서리 내린
젖은 마당을 부지런히 쓸어 봅니다.

볕 좋은 오후엔 빼곡하던 참취
대궁들을 끝으로 한해의 풀베기
작업을 마감하고 대추나무 그늘에서
오미자 담금주 잔을 기울이며
호젓한 자축의 시간을 가졌답니다.

올 해도 여전히 가뭄과 뱀, 벌 등
자연과의 부조화로 인한 어려움이
몇 번 있었으나 좋은 날이 훨씬 더
많았던 산골살이 이었던 것 같군요.

내년에도 부디 저 늦가을 햇볕의
열기가 빚어낸 붉은 이파리들처럼
뜨겁게 달궈진 삶의 시간들로
총총히 채워지길 간절히 기대합니다.

 

<늦가을의 전경>

 

<아마란스 단풍>

 

<풀베기가 끝난 취나물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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