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막골 먹거리

봄나물 뜯기

초막골 촌장 2016. 3. 26. 19:21

봄나물이란 막연히 봄철에
돋아나는 나물이라는 건조한
사전적인 정의 보다는


산 너머 조붓한 오솔길로
봄이 찾아 들 무렵에 뜯는
보드라운 한 뼘짜리 햇나물을
지칭한다고 말하고 싶다.


산수유와 생강나무 꽃무리
사이로 시샘하듯 찬바람이

코끝을 매섭게 하는 시절,


밭 일구고 거름 넣는 일로 

굳어진 어깨 근육을 토닥이며

마사지하듯 내려앉는 햇볕을 

받으며 봄나물을 뜯는다.


섬쑥부쟁이와 까실쑥부쟁이,
초롱꽃, 머위, 엉겅퀴, 꽃나물,
갬취, 원추리, 민들레, 큰뱀무,
미나리냉이, 제비꽃 등등


질감과 향기, 식감이 모두 다른
나물들이긴 하지만 원체가
어린 새싹들이라서 살짝만
데쳐 신선하게 쌈으로 먹는다.


봄나물 한 줌 싸서 씹어 보면

실 같이 가녀린 줄기들 마다

선명하게 드러나는 치열한

존재감이 늘 대단하고 신비롭다.


<봄나물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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