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에서 처음 산마늘을
맛보고 텃밭에 모셔다 키운 지
어느덧 십 여 년이 되었다.
이른 봄날, 미닫이문을 열고
밖을 나서면 가족처럼 만나는
푸른 싹의 산마늘 군락들은
빠른 생장으로 잎을 키우고
길게 빼 올린 꽃대 끝에 파꽃
같은 꽃을 피워서 씨앗을 맺는데,
잘 여문 씨를 받아 뿌리면 이 년
후에 실처럼 가는 싹이 돋는다.
그리고 또 몇 해를 거듭해서
작은 싹을 내었다 지기를 반복
하며 뿌리를 키우는데, 성체가
되기까진 칠팔 년이 걸린 것 같다.
산마늘은 무엇보다도 장아찌를
담그면 은은한 마늘의 미향이
식욕을 돋우는데도 으뜸이지만
막 겨울 지나 황막한 이 산골에선
땅위로 성큼 뽑아낸 푸른 잎의
율동을 보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축복이다.
<어린 산마늘의 새싹들> >> 파종후 사 년 경과
<어린 새싹>
<어린 새싹>
<성숙한 산마늘의 새싹들>
<푸른 잎에서 느껴지는 역동적인 봄의 율동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