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핸 비가 풍부해서 토란이 잘 자랐다.
요 며칠 좋은 날씨만 믿고 토란대를 베서
이틀 동안 그늘에 쌓아 두었다가 한 뼘
크기로 잘라서 껍질을 벗겨 말리려는데,
아니 그 불볕 햇살은 어디 가고 날씨가
흐리더니 가는 비까지 오락가락한다.
토란대 양이 많아서 꼬박 사흘에 걸쳐
자르고 썰고 또 말리길 계속하는 사이에
하늘 기분에 따라 수시로 돗자리를 펼쳤다가
접길 거듭하며 애꿎은 기상예보에만 눈을
흘기는 소동에 가까운 시간을 보냈다.
더구나 볕 좋은 날씨 덕 좀 보잔 심산으로
거름이 좋아 푸지게 달린 애호박까지
고지를 만들려고 같이 널어놓았으니..
<토란대 말리기> >> 올해 토란대는 돗자리 여섯 폭의 양을 널어 말렸다.
<호박고지 말리기> >> 서툰 솜씨가 빚어낸 다양한 도형의 조각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