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박은 정말 들인 품에 비해서
너무나 많은 것을 되돌려주는 작물이다.
마치 크기가 넉넉한 잎사귀나
따듯함이 느껴지는 노란 꽃잎처럼,
호박구덩이를 파서 거름을 채우고
씨앗에서 돋아난 모종을 옮겨심기만하면
늦가을까지 쉴 새 없이 호박을 따고,
잎 쪄서 쌈 싸먹고, 꽃 전 부쳐 먹고
그리고도 늙은 호박 몇 개는 안겨준다.
난 부드럽게 쪄낸 호박잎에 짜글짜글하게
끓인 강된장을 얹어서 싸먹는 호박잎쌈을
참 좋아하는데 처갓집 첫 발걸음부터
장모님이 해 주신 그 맛에 빠져든 듯하다.
큰 가마솥에서 뜨겁게 쪄낸 호박잎을
넓게 펴서 손바닥에 깔고, 밥 한 술에
멸치, 풋고추, 양파, 마늘, 호박을 썰어서
된장 푼 물에 되직하게 익힌 강된장을
얹어 먹는 그 깊고 구수한 맛은,
이 깊은 산골에서도 제대로 되살리기 힘든
어쩔 수 없는 옛 어른들의 손맛이다.
<호박넝쿨>
<호박꽃>
<호박꽃> >> 벌들이 끝없이 들락인다
<호박잎 쌈거리>
<초막골표 강된장과 호박잎 쌈 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