볕이 따스한 봄날의 휴일,
오전에 한 뼘씩 자란 가얌취와 뚜깔나물을 베었다.
여리고 부드러울 때 말려서 나물 귀한 계절에
묵나물로, 또 나물밥으로 해 먹을 작정이다.
더운 물을 쓰기 위해 걸어 둔 양은솥에 물을 끓이고
소금 한줌 넣어 데쳐 낸 다음 볕에 말린다.
산나물은 좋은 볕에 바로 잘 말려야 색이 곱고 향기가 좋다.
한낮, 조용하던 초막골이 수선스러워졌다.
올해 들어서 처음으로 손님이 찾아왔기 때문이다.
옛날 사람들은 삼십리길 걸어 장보러 다니기 일쑤였다지만
운동 삼아 둘레길 걷는 것이 아닌 다음에야 쉽지 않은 길을
게다가 이불보따리 만한 휴지 한 통까지 들고서
금성부터 비포장길을 반은 걸어서 왔단다.
막 싹이 돋기 시작하는 두릅 몇 개를 꺾고
어제 내린 비에 제법 많이 자란 참취, 섬쑥부쟁이는 데치고
가시오가피와 일당귀는 생것으로 쌈채 모듬을 만들어서
삼겹살을 구워 점심도 먹고 막걸리도 마셨는데
이것이 곧 삶의 즐거움 아닌가.
자연을 따스한 눈길로 바라볼 줄 아는 사람은
곁에 있어도 없는 듯이 편안하다.
<가얌취와 뚜깔나물>
<올해 첫 방문객>
'초막골 먹거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두릅나물 (0) | 2013.04.26 |
|---|---|
| 첫 고사리 수확과 산나물 무침 (0) | 2013.04.22 |
| 담금주 이야기 (0) | 2013.04.21 |
| 봄비 내리는 날(산나물부침개) (0) | 2013.04.20 |
| 고들빼기김치 (0) | 2013.04.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