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는데
올봄은 그 어느 해 보다도 비가 잦고
날씨도 따듯해서 초막골 주변 꽃들의
릴레이도 빠르게 이루어지고 있다.
냉이, 꽃다지, 현호색, 봄맞이꽃 등
작은 풀꽃들은 말고, 한 무리씩 피어서
존재감이 확실한 봄꽃들의 축제는
이제 거의 끝이 나서 산은 짙푸르고
뜰에 심어놓은 라일락과 모란이 막
개화를 시작하는데, 이어서 고광나무와
쪽동백, 박쥐나무, 아까시, 층층나무가
꽃을 피우고, 6월 어름엔 밤나무와
말채나무가 또 꽃을 피우겠지만,
추위가 채 가시지 않은 봄볕 아래에서
진달래, 생강나무부터 시작된 봄꽃들의
이어달리기는 산수유와 매화를 거쳐
개나리, 앵도, 살구, 개복숭아와 조팝,
그리고 산벚꽃에서 절정을 이루었다.
물론 그사이에 피어난 목련과 분꽃나무,
자두나무, 골담초, 황매화, 배나무 꽃도
한몫한 계주의 주역임에 틀림이 없다.
나무는 번식을 위해 자기 꽃을 피우고
또 지우는데 내 가슴에 무언가 짙은
여운이 남는 것은 계절은 가면 또 오고
봄마다 꽃은 거듭 피어나겠지만 봄꽃
릴레이를 언제까지나 지켜볼 수 있을까?
하는 연륜의 아쉬움 때문이겠지.
<모란>
<윤판나물>
<금낭화>
<매발톱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