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이란 한정된 시간의 눈금자를
하루하루 채워가는 가운데 어느
한순간, 한 시절인들 금쪽같이 않은
때가 있었느냐고 말할지 모르지만,
연두색 화폭에 붉은 점 하나 찍어
놓은 듯 초봄에 피는 산복사꽃 같이
분홍빛 연정으로 가슴이 타오르던
청춘의 시절에 비할 게 또 있을까?
큼지막한 분홍 꽃잎을 나풀거리며
씨방 깊숙이 숨은 정열 수술을 통해
뿜어내는 듯한 산복사꽃 열기에
주변 노거수 잎눈이 잠에서 깨어난다.
<산복사꽃(산복숭아꽃, 개복숭아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