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막골 식구들

참개구리

초막골 촌장 2015. 5. 9. 05:37

쇠스랑으로 밭을 일구는 중에

참개구리 한 마리가 아직 땅속에

들어 있다가 애꿎게 쫓겨 나왔다.

 

아주 어릴 적에 밭일 하시던

아버지가 가끔 잡아 와서 통통한

뒷다리를 고소하게 구워 주시곤

하던 바로 그 떡개구리이다.

 

일명 밭개구리, 엉머구리 라고도

불렀던 참개구리는 논에 사는

개구리와는 달리 몸집이 크고

뜀질도 잘해서 잡기도 어려운데,

 

배가 불룩하게 알을 가득 품고

땅에서 갓 나와 어리둥절해 하는

틈에 얼른 사진 몇 장을 찍고는

시원한 풀밭 그늘에 놓아주었다.

 

그리고 마침 오늘이 어버이날,

그 옛날 참개구리 구워주시던

자상하신 아버지를 그리면서

가슴 먹먹하게 하루를 보냈다.

<참개구리(밭개구리, 떡개구리, 엉머구리)>

 

 

'초막골 식구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안녕, 호랑거미  (0) 2015.08.17
곤줄박이 둥지 엿보기  (0) 2015.07.07
무당개구리  (0) 2015.05.07
잣 까는 곤줄박이  (0) 2014.09.19
산개구리  (0) 2014.07.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