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산엔 높고 우람하게 자란 산벗들이
위세있게 흰구름 같은 꽃을 피워내며
자기를 한껏 드러내고 있지만,
분꽃나무는 이스라지나 말발도리처럼
늘 숲에 머물러 있어도 존재감은 미미하다.
산에는 산나물 철에만 눈에 띄는 나무들이 있는데
괴불나무나 고추나무와 같이 바로 이 때에
사람 눈높이로 고운 꽃을 피우기 때문이다.
분꽃나무도 그렇게 해서 알게되었다.
몇 해 전에 초막골로 들어오다가 호반로에서
분꽃나무꽃을 처음 만나 아기나무 한그루를
옮겨 싶었는데 작년부터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분꽃을 닮은 통꽃은 여럿이 무리지어
큰 꽃송이를 만드는데 연분홍과 흰색이
어우러진 꽃의 자태가 너무 아름답고 곱다.
이른 아침, 은은하게 번지는 꽃향기는
새로운 하루에 대한 기대에 가슴 부풀게 한다.
<분꽃나무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