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은 오미자 꽃이 피는 계절이다.
청풍호에서 골을 타고 올라오는 강바람은
산으로 둘러싸인 계곡 끝에 다다르면
너른 오미자 밭을 스치며 맴도는데
그 바람결에 실려 퍼지는 꽃향기는
초막골 어디에나 은은하게 배어있다.
넝쿨로 자라는 오미자나무는 깊은 산에서는
쉽게 만날 수 있는데 다래나무와 비슷하다.
오월에 꽃대를 뽑아내서 그 끝에 하얀꽃을
피우고 바람으로 꽃가루를 날려 수정한다.
산도가 높아서인지 가을에 송이로 달리는
붉은 열매에도 벌레가 잘 끼지 않는다.
오미자는 신맛과 쓴맛이 너무 강해서
그냥 먹을 순 없고 한약재로 쓰던 열매인데,
설탕이 풍족한 세상을 만나자 그 약성 좋은
진액을 음료로 제공하면서 인기가 절정이다.
발효액을 담그면 우러나는 선홍빛 액체는
시고 떫고 달고 쓴 복합적인 맛과 어울려서
한꺼번에 모든 맛을 다 보고 싶어 하는
요즘 사람들의 입맛에 잘 맞는 것 같다.
지금 온 산 골골이 오미자가 심어지고
꽃향기 진동하고 있다.
<오미자 꽃> >> 시렁 밑에 몇그루 심어 넝쿨을 올려 놓았다.
<초막골 오미자 농장> >> 부부 영농의 달인, 내가 존경하는 류회장님 농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