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강원도와 접하는 깊은 산골,
태백산 언저리에서 태어나 자랐지만
어릴 때는 산마늘을 본 적이 없다.
가끔 전설속의 신비한 약초쯤으로
입소문을 통해 전해 들었을 뿐,
그 전설의 줄거리는 대개 이런 식이다.
"옛날에 '삼천갑자 동방삭이'와 동무하던
백발의 도인이 살았는데 팽팽한 피부에
초롱초롱한 눈빛과 탄탄한 근력을 자랑하며
산을 오르내리길 마치 평지 걷는 듯이 해서
동네 사람들이 몰래 뒤를 따라가 보니
그 가 먹는 것이 바로 산마늘이었다" 라는,
그 신령한 산마늘을 어느 해인가 봄 철
울릉도 여행에서 넘치도록 즐길 수 있었는데
민박집이나 음식점에서 밑반찬으로,
간이주점 막걸리 한잔에도 딸려 나오는
흔한 안주가 산마늘장아찌였다.
집집마다 맛의 차이는 조금 있었던 것 같지만
대개 마늘향의 풍미가 은은히 느껴지는
감동적인 맛이었다.
오죽했으면 산마늘로 장아찌를 담가다가
사무실 직원들 회식자리까지 가지고 가서
맛보이고 싶어 했을까?
산마늘은 마늘이 갖고 있는
강장, 강정, 항암 효과의 기대감과
강원, 울릉의 심산에서 자란다는 귀한 이미지,
그리고 친숙한 마늘 향과 그 식감으로 인해
최근 인기가 상승하고 있다.
텃밭에 울릉도와 강원도 산마늘을
몇 포기 심어 놓고 즐기는데
일찍 자라나는 잎은 먼저 녹색 결핍에
기근 든 눈으로 요기부터 하고 나서
한 포기에 한 잎씩만 따서 장아찌를 담가 먹는다.
<산마늘 모습> >> 잎이 넓은 것이 울릉도 산이고 좁은 것이 강원도 산이다
<한 줄기에 한 잎씩만 채취한다>
<장아찌 담기> >> 진간장, 산복숭아발효액, 식초, 다래수액, 소주를 섞어서 담가 놓았다가 2~3일 후에 다시 물만 끓여 식혀서 붓는다.
<장아찌가 간장물에 푹 잠기도록 눌러 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