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기슭 마른 도랑 가에
물 좋아하는 호랑버들 씨앗이 날아와
뿌리를 내리고 키를 키웠다.
어린시절, 그 때도 초봄이었나?
옆집 형 나뭇짐에서 만났던 버들개지,
그 추억의 버들강아지들이 보송보송한
애기 티를 벗고 제법 꽃 모양새를 갖추고 있다.
그 아래 이른 봄을 환호하며 피어난
키 작고 낮게 자란 봄꽃 무리들,
누구나 한번쯤 여보라는 듯이
한여름 햇볕 뜨겁게 받아서
남들 높이 자라나고 싶어하지만
그저 제 생긴대로 유유자적하며
치열한 경쟁속에 휩쓸리지 않고
차라리 봄볕을 선택한 삶의 지혜가
꽃의 자태 만큼이나 아름답다.
지금 한적한 산야에는
작지만 강열한 빛깔로 연정을 품은
봄꽃들의 매혹적인 구애가 시작되고 있다.
<호랑버들개지>
<댓잎현호색>
<현호색>
<할미꽃>
<꽃다지>
<제비꽃>
<양지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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