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풍호에서 대덕산으로 치솟은
산등성이를 따라 움트는 생명의
기운이 연둣빛 색채를 발하며
순간순간 번져가고 있는 즈음,
며칠간 조금씩 벙글던 앵도꽃이
드디어 만개해서 비 소식에 잔뜩
흐린 주변을 환하게 밝혀 놓았다.
지금 매화와 살구는 이미 떨어진
꽃잎을 땅 위에 흩뿌리고 있고
양지쪽 벚꽃과 연분홍 산복사꽃,
작은 꽃이 소복이 모여 피는
자두꽃까지 합세해서 초막골엔
봄꽃의 향연이 한창인데,
하지만 이는 앞으로 시작될 화려한
꽃잔치의 전초전에 불과할 뿐,
멀지 않아 삼라만상의 초목들이
모두 꽃을 피우고 봄을 맞겠지.
봄은 마치 우리 인생의 젊은 날처럼
풍성하고 화려하고 아름답다.
꽃들이 피는 순간순간, 그 찬란하고
황홀한 시간을 언제나 같이 할 수
있다는 것, 그게 바로 산골살이의
즐거움이 아닌가.
<앵도꽃>
<흰앵도꽃>
<붉은 앵도꽃>
<복사꽃>
<자두꽃>
<대덕산으로 번지는 연둣빛 나뭇잎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