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막골의 꽃들

목화꽃과 열매

초막골 촌장 2020. 8. 11. 04:46

기억에 담겨있는 세월의 자취들은

모두가 엊그제 일처럼 생생한데

둘러보면 생활 환경이나 먹고 사는

일들이 참 많이도 바뀌었다.

 

목화를 키워서 씨를 빼고 물레를

자아 무명실을 만들던 할머니들이

모두 돌아가시고 나니 이제 고향을

찾아도 목화밭을 볼 수가 없다.

 

한여름 동구 너른 밭에 연노랑과

분홍빛 목화 꽃송이가 넘실대면

통통한 풋열매의 껍질을 벗기고

달짜근한 즙을 빨던 유년의 추억도

모두가 한순간 봄날의 꿈이던가!

 

오랜 야생에서 체화된 본능과 어미

뒤를 쫄랑쫄랑 따라다니며 얻은

경험을 생존술로 삼는 동물들처럼,

 

나 또한 어릴 적 겪었거나 익힌 것은

잘 잊히지 않아서 화분 가득 꽃피운

목화 꽃과 열매를 바라보며 삶이

따듯했던 먼 기억의 저편을 반추하네.

 

<목화꽃> >> 갓 피었을 땐 노르스름한 미색이었다가

<목화꽃> >> 시간이 지나면 연분홍으로 바뀐다

<목화 열매> >> 껍질을 까서 촉촉한 속열매 즙만 빨아먹고 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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