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자라 불리는 헛개나무 열매는
모양이 참 재미있게 생겼다.
울툭불툭한 열매 자루의 통통한
부위에서 짧은 꼭지를 내어 수 개의
동그란 열매를 달고 있는 생김새는
과히 파격적이라고 할 만하다.
여기 산골로 들어와서 처음 심은
나무가 헛개나무인데 그동안은
졸가리를 채취해서 물 끓여먹고
가끔 연한 잎을 따다 찬으로 먹었다.
몇 년 전부터 훌쩍 자란 나무에서
꽃이 피고 열매를 조금씩 맺더니
익기를 기다리는 사이에 새떼가
달려들어 열매는 구경도 못했는데,
올 해는 푸른 게 조금 있긴 해도
거뭇거뭇 익어가는 열매를 서둘러
수확해서 제법 한 소쿠리는 건졌다.
지구자가 작금에 숙취해소 음료로
대세인 만큼 잘 말려뒀다가 애주가
지인들과 나누어 먹어야겠다.
<헛개나무 열매(지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