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하루 쌓여가는 낙엽의 부피를
부드럽게 밟히는 발바닥의 탄력으로
느끼며 아침 일찍 산에 오르는 길,
땅을 뒤덮은 낙옆들은 도토리와
그 밖의 많은 씨앗들을 숨기고, 미처
흙속으로 들지 못한 곤충들과 수많은
애벌레들을 품고 있다.
맑고 서늘한 공기와 청명한 하늘,
아직은 밝은 색조의 나뭇잎들이
따듯하고 포근해서 넝쿨과 잡목들을
베고 치우는 내내 심신이 평화롭다.
시원한 물 한잔에 목을 축이며 잠시
바라다 본 앞산은 나무들 키만큼이나
낮아진 능선의 몸매가 꽤나 늘씬한데,
늦가을 짧은 볕에 짙어진 산그림자를
깊숙이 품은 골짜기마다 멀지 않아
닥쳐올 겨울의 모습이 얹히기 시작한다.
나무들은 휴면의 계절을 맞이하여
꽃눈과 잎눈들을 얼지 않게 잘 감싸고
시간여행자처럼 봄을 향해 떠나는데,
행복의 많은 부분이 기다림 속에
있다는 걸 잘 아는 것처럼 찬바람과
마주한 우뚝한 자태가 늠름하다.
<풀베기를 끝낸 윗 고사리밭 풍경>
<윗 호도나무밭>
<감은 관상용 또는 간식용으로 매달고..>
<감편 말랭이>
<바가지로 만든 조롱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