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막골의 풍경

꽃과 열매와 매미 한 마리

초막골 촌장 2014. 8. 13. 21:05

식물들이 꽃을 피우는 이유는
동물들의 짝짓기만큼이나 자명하다.

열매를 얻고 그 안에 씨앗을 키워서 
종족을 번식하고 대를 잇는, 자연의
엄혹한 본능에 충실하려는 것이다.

해마다 처마 밑에는 오이망을 치고  
방울토마토와 물외 넝쿨을 올려서
그늘막처럼 잘 사용하고 있는데,

그들의 한결같은 자손 욕심 덕분에
굵고 싱싱한 열매가 항상 풍성하다.

꽃을 피워서 씨앗을 맺고 나면
쉬 쇠잔해져서 시들고 마는 풀들처럼
숲 언저리나 돌, 바위틈에서는

또 나름 삶의 시간을 끝내고 조용히

흙으로 돌아가는 생명들이 있다.  

정녕 "가야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떠나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이형기, 「낙화」에서)

나름 충일한 삶의 한 때를 뜨겁게
달구다가 다시 자연으로 돌아가는

매미의 뒷모습이 너무나 단정하다.

 

<오이덩굴과 꽃>

 

<풋오이>

 

<늙은오이(노각)>

 

<애기 조롱박>

 

<결명자 꽃>

 

<황기 꽃과 열매>

 

<참매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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