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말랭이＆돼지고기 볶음

아침부터 화창하게 맑고 포근한 날은
왠지 거칠고 힘든 일도 척척 쉽게 할 수
있을 것 같은 의욕이 솟구친다.

사실 춥지도 덥지도 않은 요즘 같은 계절이
야외에서 땀 흘리며 일하기엔 제격이다.

오늘은 밤나무 주변 간벌작업을 했는데
무거운 엔진톱을 써야하기 때문에
힘이 들고 또 긴장을 요하는 일이어서
체력이 감당할 수 있는 만큼만 적당히
하고는 일찍 끝냈다.

미세먼지와 황사가 스쳐간 마른 숲에서
일을 하느라 들이킨 먼지도 씻어 낼 겸
저녁엔 묵말랭이와 돼지고기로 볶음을
해서 먹었는데, 어디 유명 식당의 주요

메뉴라는 얘길 듣고 한번 만들어 본 것이다.

따듯한 물에 불려낸 묵말랭이를 돼지고기와
같이 양념장(고추장, 고추가루, 간장, 마늘,

산복숭아엑기스)에 재워두었다가 풋고추,

양파, 마, 대파, 참기름 넣고 볶은 요리인데,

뜻밖에도 부드럽고 쫄깃하게 씹히는
묵말랭이의 질감과 감칠맛 나는 삼겹살의
조화가 어우러져서 심신의 피로를 말끔하게
날려버릴 정도로 매우 감동적인 맛이었다.

 
<묵말랭이＆돼지고기 볶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