왠 만용일까 싶기도 하지만
까짓 얼마나 된다고 하면서 올해
고추밭엔 비닐을 씌우지 않았다.
그런데 한줄기 장맛비가 쓰쳐간 후에
둘러보니 주변 풀들이 가관이 아니다.
그 중 제일 성한 것이 쇠비름인데
최근에 뿌리는 희고 줄기는 붉으며
잎은 푸르고 꽃은 노랗고 열매가 검다며
오행초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식물이다.
쇠비름은 씻어서 효소를 담글 양으로 따로
모으고 씨앗을 분출하듯 터트리는 괭이밥과
바랭이, 중대가리풀, 여뀌, 별꽃, 석류풀 등은
가차없이 뽑아서 퇴비 몫으로 따로 쌓는다.
마침, 아침 나절 간간히 비 흩뿌리더니
구름에 가린 햇살 아래 스치는 바람이 살갑다.
풀과 흙 냄새 맡으며 상기된 좋은 옛 생각에
잠시 가슴 저릿한 시간을 보낸다.
<쇠비름(일명 오행초)>
<오행초 씻어서 물기 빼기>
<고추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