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막골 먹거리

모란꽃차 한잔

초막골 촌장 2024. 4. 25. 16:48

작년 가을 초입부터는 꼭두새벽에

한기를 느끼며 잠에서 깨어나면

전기 포트에 물을 끓이고 준비해둔

꽃잎차를 마시는 버릇이 생겼는데,

 

비축해둔 산국, 맨드라미, 구절초,

생강나무꽃 차에서부터 카모마일,

벨가못, 꽃향유, 산박하 그리고 자소,

구지뽕잎 등 종류도 꽤 다양하다.

 

짙은 차 한잔에 오감을 일깨워서

여직 몽롱한 꿈나라에 젖어있던

신경계를 자극하면 그제야 밤마다

우는 소쩍새와 지빠귀 소리 들리고,

 

물에 우러난 제각각의 개성 짙은

모양과 향을 찬찬히 음미하다 보면

피고 지는 꽃에서 느끼는 아쉬움을

조금은 덜어낼 수 있어서 좋다.

 

지금은 모란이 짙은 향기를 뿜으며

겹겹이 감싼 자줏빛 꽃잎을 조금씩

펼치고 있는데, 그중 몇 송이만 따서

모란꽃차를 만들어 한잔 마신다.

<모란꽃차(우려내기 전)>

<모란꽃차(우려낸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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