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막골 먹거리

고추장 담그기

초막골 촌장 2015. 8. 28. 20:26

고추장은 뭐니 뭐니 해도 고춧가루가
주재료인지라 팔월 초에 외갓집을
방문했을 때 외숙모님이 깨끗하게
잘 말려놓은 첫물 청양고추를 네 근
사다가 고추장용으로 빻아 왔다.

해마다 담그는 고추장이지만 좀 더
맛있게 담그려는 의욕은 한결같아서
올해도 어김없이 잘 뜬 메줏가루를
준비하고, 치악산 자락 황골말 까지
찾아가서 차진 조청까지 사 두었다.

오늘, 한여름의 열기가 잦아들고
서늘한 바람이 대지를 식혀주는 맑고
쾌청한 날을 택해서 고추장을 담근다.

먼저 엿기름과 밥을 삭혀서 식혜를
만들고, 불려둔 찹쌀과 바로 씻어서
건져낸 보리쌀을 방앗간에서 가루로 
곱게 빻은 다음 거른 식해를 넣고
또 몇 시간을 삭히는 기다림의 시간,

그다음엔 불 위에 올려서 달이다가
조청을 넣고 또 어느 정도 달여지면
미지근한 정도로 식혀서 메줏가루를
풀고 소금으로 애벌 간을 살짝 한다.

여기에다 고추장용 고춧가루를 넣고
충분히 골고루 잘 저으면 맵고 칼칼한
고추장이 탄생하는데 최종 소금과
집간장으로 염도를 맞춰주면 된다.

고추장 담글 때는 언제나 너무 짜지
않을까 하는 조바심과 혹시나 간이
약해서 곰팡이가 슬지 않을까 하는
염려가 부딪는 긴장의 분위기가 있다.

<2015년산 고추장>

 

※ 고추장 재료 고추가루 : 2.4㎏, 메줏가루 1㎏, 보리쌀, 찹쌀 : 각 1되, 조청 : 4㎏, 엿기름 : 1㎏, 소금, 집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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