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막골의 꽃들

상추와 쑥갓 꽃

초막골 촌장 2014. 8. 14. 20:31

육칠월 장마 기간엔 야속하게도

계속 빗겨가기만 해서 애를 태우던

비구름이 요즘 또 너무 잦다보니

농부님들의 심사는 편치가 않다.

 

이틀째 내리는 궂은비를 피해서

소일꺼리로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경적소리가 나서 나가보니 이장님이

오늘 동네에서 점심을 같이 한단다.

 

남자 여섯과 여자 다섯, 총 열한 명이

모인 식당에는 향토음식쯤으로

취급되는 보신탕과 염소탕이 나왔고,

 

연륜 깊은 짧은 대화와 농약에 대한

이야기 끝에 마을 노인회장님께서

"농부는 밭고랑에서 일하다 죽는 게

제일 행복한 겨" 라고 하신 말씀이

찡한 감동으로 가슴에 와 닿는다.

 

텃밭엔 우뚝 솟은 꽃대 끝에 노란

상추, 쑥갓 꽃이 어울려 피었는데,

 

그저 먹거리로만 여겼던 푸성귀들도

나름 뜨거운 사랑을 하는가 보다.

 

<상추꽃>

<쑥갓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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