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스무아흐렛날 한줄기 비가 내린 후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날씨가 계속되더니,
틈새 없이 푸르름으로 꽉 차 있던 앞산 숲이
마치 햇볕에 바래서 탈색된 것처럼 갈색의
흔적들이 군데군데 슬쩍슬쩍 얹힌 듯하다.
밤나무길로 명명한 집 주변 산책길을 걸으며
들꽃들과 만나고 가을의 체취를 더듬어 본다.
계절의 꽃들답게 큰 키로 무리지어 피어난
참취와 까실쑥부쟁이, 개미취, 고려엉겅퀴는
지금 한창 기세등등하고, 그 아래 낮은 키의
짚신나물, 이삭여뀌, 물봉선과 향기 짙은
칡꽃도 아직까지 아름다운 자태로 피어있다.
시렁을 타고 조롱조롱 늘여뜨린 오미자는
알알이 영근 열매를 선홍빛으로 물들이고,
주먹만큼 굵은 밤송이들은 가시 속에 품은
밤톨들을 부지런히 영글게 하고 있다.
모처럼 불볕더위로부터 자유로워진 지금
시원한 바람을 즐기며 잠시 쉬어 가도 좋으련만,
모두들 꽃피워 열매 맺고 키우느라 분주한 것은
가을 한철이 너무나 짧다는 걸 잘 아는 까닭이겠지.
<초막골 전경(호수쪽)>
<참취꽃 군락>
<참취꽃>
<개미취>
<고려엉겅퀴>
<집신나물>
<이삭여뀌>
<물봉선>
<칡 꽃>
<오미자>
<밤송이>
<초막골 전경(대덕산 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