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속의 이야기

팔월을 맞으며

초막골 촌장 2013. 8. 2. 17:06

불볕더위와 장맛비는 올 여름을 

대표하는 상징적인 낱말이다.

팔월에 들어서도 장마는 계속되고

개인 날엔 햇볕이 몹시도 따갑다.

 

넉넉한 볕과 풍부한 수분으로 한껏  
키와 줄기를 키워낸 풀과 나무들은

짙푸른 숲이 되어 산을 가득 채웠다. 


이제 곧 여름의 멧부리를 넘어서서

장마가 물러가고 햇살의 열기가 잦아들면

왕성한 풀들의 세력도 조금 숙어들겠지.


팔월은 하루하루를 꾸밈도 긴장도 없이

가볍게 맞고 쉽게 보낼 수 있어서인지

짧아서 감질났던 학창시절 여름방학

때처럼 늘 빠르게 지나간다.

 

올 팔월은 첫 주는 휴가로 쉬며 즐기고

둘째 주는 김장용 무와 배추 모종을 사다 심고

또 볕 좋은 날 하루는 토란을 베어서

자르고 말려 갈무리를 할 생각이다.

 

그리고 풀들이 어질러 놓은 숲을 조금씩

정리해가며 내년을 준비해야지.

아직 얼마 동안은 여전히 폭염이 이어지고

때론 집중호우와 거친 태풍도 오겠지만,

 

여름은 역시 여름답게 더워야 제맛이듯

거침없이 땀 흘리고 찬물로 몸을 식히자.

그리고 일을 하는 틈 사이 잠시 허리를 펴고  

화사하게 피어난 여름꽃들과 눈 맞추며

얼굴 가득 웃음꽃 피우는 여유를 갖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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