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마다 생산되는 산물이 다르듯이
먹거리 재료와 식습관에도 차이가 많다.
군대 시절 여름에 야외 작전을 나가면
반찬감으로 푸성귀 몇 장씩을 따 넣는데
어떤 사병들은 비린 콩잎만 챙겼다.
나중에 알고보니 생콩잎은 처가동네인
포항에서도 흔히 물김치와 쌈으로 먹는데
박나물장아찌도 그 쪽 지방 사람들이
즐겨서 해 먹던 음식이다.
숲 그늘에서 낮은 키로 자라는
박쥐나무는 얕게 갈라진 잎가장자리와
잎자루 부근의 볼륨감이 마치 박쥐의
날개를 연상시켜 붙은 이름으로
박나물이란 박쥐나무의 여린잎을
가리키는 나물이름이다.
귀한 산나물 장아찌라서
나눠 먹으려고 넉넉히 준비했다.
박나물은 깨끗이 씻어서 가지런히
간추린 다음 충분히 물기를 뺀 후
한줌씩 명주실로 묶어 놓고
황태머리와 다시마 육수에다
된장 듬뿍 넣고, 집간장, 진간장, 액젓,
소주 조금 넣은 다음 한번 끓여
식힌 후에 산야초발효액을 넣고
박나물을 한 묶음씩 적셔서 담는다.
박나물장아찌는 큼직하게 생긴 잎이
보기보다는 얇고 부드러워서
밥위에 얹어 젓가락으로 싸먹으면
적당히 쌉싸래한 맛과 독특한 향미가
더해져 식욕을 당기게 한다.
<박쥐나무>
<박나물 채취>
<씻어서 물기를 빼려고 간추려 놓은 박나물>
<한줌씩 명주실로 묶는다>
<양념장에 담가 하룻밤 재운다>
<항아리에 눌러 담아서 서늘한 곳에 보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