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속의 이야기

장마철을 보내며

초막골 촌장 2017. 7. 16. 09:43

넓은 강토가 다 그런 건 아니겠지만
제천 만 두고 볼라치면 올 장마철은
강우량이나 장마전선의 추세와 흐름

등이 제법 정상을 찾아가는 것 같다.


몇 해째 폭염은 기승인데 장마 때도
비의 양이 터무니없이 부족하다 보니
가뭄이 이듬해까지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면서 모두가 힘든 시간이었다.

예전엔 6~7월 경 남태평양의 습기를
가득 머금은 구름이 남서풍을 타고
올라와 거의 한 달여를 오르락내리락
거리며 넉넉하게 비를 뿌리면,

땅은 깊숙이 그 빗물을 가둬놓고
연중 조금씩 만물의 생명수로 되돌려
주면서 물의 순환 체계가 빈틈없이
작동하곤 했는데 점점 자연 공간에선

물줄기들이 사라지고 있는 것 같다.

깊은 산 골골을 실핏줄처럼 흐르던
계곡수가 강에도 닿기 전에 인공
수로나 관정으로 돌려지고 뽑아내니 

충분한 흐름을 이어가기가 쉽지 않은

이런저런 다양한 원인들이 있겠지.

며칠 째 쏟아지는 산골의 장맛비는

소리도 경쾌하고 물기도 깨끗해서

한번 들풀처럼 흠뻑 맞아 볼만도 한데,


욕심껏 수분을 섭취하고 꺽다리로
웃자라서 줄기가 물렁한 식물들은
행여 빗줄기에 꺾일 새라 위태롭다.


<웃자란 아마란스 줄기가 옆으로 비스듬히 눕는다>

<장마철은 식물들에겐 축제의 기간>

<물안개가 올라오면 산골은 온통 습기에 젖는다>

<화분살이 하는 꽃과 작물들> >> 좁쌀풀 꽃, 치자, 바질, 채송화, 허브 제라늄

<물기 좋아하는 어성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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