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속의 이야기

산나물을 뜯으며

초막골 촌장 2013. 4. 27. 06:34

이런 날씨를 도대체 뭐라고 해야 하나.
요즘 기상예보를 제대로 하자면 분 단위로 해얄 것 같다.
오전 한때 볕이 좋아서 산나물을 뜯으러 산에 올랐다.
우거진 풀들을 베어내고 닦아 놓은 산밭에서
나물을 뜯으며 작년 생각을 했다.

지난해 봄, 누님과 어머니를 모시고 내 어릴 때
그분들이 산나물을 뜯던 고향 산골로 여행을 갔었다.
싱그러운 풀 향기와 상큼한 공기, 따스한 햇볕을 받으며
가족들과 웃고 떠드는 즐거운 시간, 뜯은 산나물로 함께한
숲속의 점심식사는 세월이 가도 잊혀지지 않는다.

그곳 산에는 모싯대와 참나물, 미나리싹과 삽주싹 등
생으로 쌈을 싸먹는 수 있는 귀한 나물들이 지천이었다.
하지만 숲은 온갖 덩굴과 잡목으로 우거져 다니기 쉽지 않았고

원색으로 씌어진 '산불조심' 경고문에 가슴 떨려서 오래

머물고 싶은 공간이 아니었다.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그랴" 라는 말이 있듯이
잠깐 지나가는 산나물 철에 산을 찾은 사람들을
산불 핑계로 내쫓지만 말고 적당한 규정을 만들어서
숲을 잘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면,
자연 속에서 누리는 많은 것들을 통하여 좀 더 자연을

깊이 이해하고 사랑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산나물을 뜯는 사람> >> 닉네임 '쌍둥이'

 <뜯은 산나물 모음> >> 고사리(2.46㎏), 두릅, 달래, 잡나물

 <손질한 두릅>

 <산달래> >> 장아찌 담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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