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막골 먹거리

쌈채 예찬

초막골 촌장 2024. 5. 28. 05:45

오월이 다 가고 있는 지금, 시골 어느 집

채마밭인들 풍성하지 않은 곳이 있으랴만

처마 끝 텃밭을 빼곡히 메운 몇 종류의

상추와 쑥갓 등 쌈채를 흐뭇하게 바라본다.

 

한때는 사람 먹고사는 게 거기서 거기란

말도 있었지만 다양하게 접하는 동서양의

식재료와 맞춤형 건강 정보들로 인해 내

친구들 아침 밥상 구성만 해도 다 다르다.

 

누군 소식이 좋다고 아예 조식은 건너뛰고

하루 두 끼만 챙기는 사람도 있고, 견과류와

과일, 토마토 등으로 또는 달걀과 빵으로

아침을 먹는 친구도 있는 등 매우 다양하다.

 

난 평생 하루 세끼를 거의 한 번도 거른 적

없이 꼬박꼬박 잘 챙겨 먹고 있는데, 내게

주어진 한 끼 한 끼의 의미도 소중하게 생각

하지만 무엇보다 먹는 게 즐겁기 때문이다.

 

보통 점심은 칼국수, 소면 따위의 국수나

짜장, 카레, 파스타 등 면 종류를 먹고,

아침은 주로 채소 위주의 담백한 식사를,

저녁은 자주 고기를 곁들인 쌈채 식단이다.

 

잦은 비로 수분을 넉넉하게 머금은 요즘

텃밭 채소는 초록의 싱그러운 겉모습과 함께

아삭하게 씹히는 줄기에서 달지근한 맛이

느껴져서 입맛을 돋우고 기분을 상승 시킨다.

 

식사 때마다 밥상머리에 푸짐하게 담긴

쌈채 바구니를 놓고 손바닥에 상추 몇 장

펴고 쑥갓 하나 얹고 따듯한 밥에 쌈장과

마늘, 풋고추 올려서 크게 한 입 싸서 먹으면

 

인간 세상 사는 재미 중에 먹는 재미가

반이란 말이 가히 틀린 말은 아닌 것 같다.

<상추와 쑥갓>

<왕고들빼기>

<곤달비(곰취)>

<당귀와 겨자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