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막골의 꽃들
족두리꽃 풍접초
초막골 촌장
2022. 7. 5. 13:50
연분홍 나래 바람에 나풀거리며
천상의 꽃밭을 순행하는 나비 떼처럼
외양과 이름이 잘 어울리는 풍접초가
집 주변 여기저기에서 꽃을 피웠다.
언젠가 어머니 시골 아파트 화단에
모종 하나 가져가서 심었더니 꽃이
참 이쁘다고 이름을 되묻곤 하실 때
족두리 꽃이라고 말씀드렸지.
이제 서리가 올 때까지 돌돌 말린
몽우리가 볼록하게 부피를 키우면
꽃잎이 휘리릭 펼쳐지고 꽃 진 자리에
꼬투리가 익는 순환이 이어질 텐데
옛날 새색시 머리에 얹은 화관처럼
또는 꺼지지 않는 올림픽 성화처럼
설렘과 흥분으로 기분을 상기시키는
화려한 꽃을 너무 자주 보는 것도
심장에 무리가 가는 일은 아닐지.
<풍접초(일명 족두리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