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막골의 풍경

가을을 느끼며

초막골 촌장 2020. 9. 8. 18:34

자연은 올여름 강한 집중 호우를

겸비한 긴 장마와 태풍을 세 번씩

거듭 주변으로 밀어 올려 하늘만

보고 사는 산골살이를 긴장케 했다.

 

그래도 때는 어김없이 흘러 서늘한

바람이 긴소매 겉옷을 찾게 하고,

극성떨던 눈꼽파리와 까만 산모기도

이젠 그 수가 많이 줄어든 것 같다.

 

울타리 곁엔 곰취꽃이 금빛으로 

화려한데, 곰취만 생각하면 오래전

강원도 봄 산행에서 군락을 만나

신나게 뜯었던 추억과 그 시절을 

함께했던 사촌의 모습이 떠오른다. 

 

가을이 오면 텃밭은 항상 김장용

배추와 무, 부재료 파종으로 빈틈없이

채워지고 붉은 고추를 따서 닦아

말리는 일과도 빠짐없이 반복된다.

 

올핸 비가 흔해서 인지 물 좋아하는

부처꽃이 여름꽃의 이미지가 무색할

만큼 오래도록 분홍색 꽃무리 화사하게

피워내서 보는 눈이 즐겁고,

 

봄철 산나물로 데쳐 먹으면 두릅보다 

더 짙은 향기에 깜짝 놀라는 땅두릅도

둥그렇게 이룬 산형화서 하나하나 

작은 꽃피워서 시선을 사로잡는다.

 

<곰취꽃>

<가을 채소 텃밭>

<부처꽃>

<땅두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