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막골의 꽃들
아마릴리스
초막골 촌장
2018. 6. 28. 18:23
지난 삼월 친구들과 함께한
남도 여행의 추억 끝에 남은 건
그저 맛깔난 한정식과 싱싱하고
푸짐한 해산물에 대한 기억이
전부가 아닐까 싶다.
남쪽 땅의 이른 봄볕을 쬐며
마침 구례 상동마을에서 열린
산수유 축제에도 갔었는데
꽃 좋아하는 지인이 챙겨준
아마릴리스 구근 하나,
지금 칙칙한 장맛비와 눅눅한
습기로 끈적이는 몸과 마음을
단숨에 상큼하게 반전시키는
화사함으로 피어난 아마릴리스,
미래는 오로지 준비한 사람의
몫으로만 남겨진다더니 시간이
흘러 지난 것이 모두 희미하게
멀어져 갈 때 문득 꽃 한 송이가
안겨주는 이 그지없는 행복감.
<아마릴리스 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