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막골 촌장 2016. 9. 27. 15:04

그저 간편하단 이유만으로
체면이나 격식 따위는 훌훌
벗어버리고 살아가는 세상에,

 
껍데기 없이 알몸으로 사는

민달팽이들만이 습기 많은

숲 그늘에서 자주 보이더니,


여기 오늘 의관을 정제하고
길을 나선 옛 선비처럼 큰
껍질로 치장한 달팽이 하나,

가끔은 조금 불편해도
가득 채워진 것이 아름답다.


<달팽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