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막골 먹거리
막걸리 만들기
초막골 촌장
2016. 4. 16. 10:25
언젠가 시골에서 살게 된다면
막걸리는 직접 담가서 먹어야지
했던 꿈이 이제서야 이루어 졌다.
어릴 때 식은 보리밥이 쉬게 될
지경이면 누룩을 섞어 뒀다가
사카린을 타서 먹던 시절부터
시작된 술과의 오랜 인연 속에서
특별히 감동했던 술에 대한 기억은
밀주나 가양주로 빚은 곡주들이었고
이제 그 매혹적인 술맛의 재현을
기대하며 막걸리를 담그는 것이다.
멥쌀(2.5㎏)로 고두밥을 쪄서 식힌
다음 누룩(500g)과 섞어서 쌀 양의
1.5배쯤 물을 부어 항아리에 담아
온돌방 아랫목에 잘 덮어 놓고
하루에 두 번 씩 저어 줬더니
사흘 지난 어제까지 뽁뽁 오르던
기포가 사라지고 맑은 물이 위로
떠오르며 제법 독한 술이 되었다.
거름망과 베보자기를 이용하여
술을 거르면서 찌개미를 씻느라고
원액의 양 만큼 물이 첨가되어
자연히 알코올 도수가 약 반으로
낮아진 것 같은데 바깥에 며칠
뒀다가 냉장고에 보관할 예정이다.
첫술에 배부른 게 어디 있으리,
처음 빚은 술로 인해 좀 흥분된
감정이 가라앉은 다음에 천천히
술 맛을 음미해 보면서 한걸음씩
명주 만들기에 다가가고 싶다.
<첫 막걸리 빚어서 한 잔 합니다>
<앞산에는 벗꽃이 만발하고>
<배꽃 곱게 피어 화사한 날>
<분꽃나무 꽃향기도 가득한 이 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