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막골 식구들

곤줄박이 둥지 엿보기

초막골 촌장 2015. 7. 7. 13:48

이른 아침이면 어김없이 들려오는
곤줄박이 목소리가 오늘은 한결
더 경쾌하고 부산스러운 것 같다.

그동안 집주인 의사와는 상관없이
온통 집 안팎, 처마 끝을 들쑤시고
다니던 곤줄박이 한 쌍이 느슨한
문 틈 사이로 드나들며 부엌간의
빈 박스 위에 번듯이 둥지를 짓고,

근 한 달 동안 다섯 개의 알을 낳고
품어서 부화 시키고, 또 부지런히
먹이를 물어 나르더니 새끼들 몸집을
둥지가 비좁도록 토실하게 키워서

바로 오늘 숲으로 데리고 나갔다.

매년 몇 번씩 경험하는 새들의
산란과 포란, 육아, 그리고 이소의 

과정들이 볼 때마다 항상 경이롭게
다가오는 것은 끝없이 순환하는

대자연의 매듭을 확인하는 느낌,

 

생명의 탄생은 그만큼 고귀하고

이 땅엔 축복이란 믿음 때문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