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막골의 풍경

시월 중순의 풍경

초막골 촌장 2013. 10. 10. 03:21

먼 곳으로 지나가는 태풍의 끝자락에
휩쓸려 하루 동안 비바람 쓰치더니
다시 맑고 깨끗한 하늘이 찾아왔다.

 

봄 볕엔 며느리 내보내고 가을 볕엔

딸 내놓는다는 옛말의 뜻을 피부에

와 닿는 햇살의 강도로 느끼며

활발히 움직이는 들일이 즐거운 시간,

 

열매 맺기를 끝낸 넝쿨 작물들과 쓰러진

꽃대들을 치우고, 대추와 감을 수확하고,

또 빨갛게 익은 고추를 따서 말린다.

 

가을 한철은 너무나 짧고 덧없다고 했던가?

 

길게 드리우는 짙은 산그늘 아래  

잔광으로 서둘러 씨앗들을 키워가는

초목들의 가뿐 숨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초막골 풍경>

 


<작두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