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속의 이야기
볼라벤과 덴빈
초막골 촌장
2012. 9. 1. 05:55
지난 8월 28일과 30일
15호 태풍 볼라벤과 14호 덴빈이 지나갔다.
생긴 순서에 따라 붙이는 번호에 관계없이
뒤바뀌어 한반도를 스쳐가면서 앞의 것은
바람을, 뒷 것은 비를 많이 뿌렸다.
태풍이 지나간 뒷자리,
초막골에도 제법 피해가 있었다.
동네 초입의 마타리와 뚜깔 꽃은 쓰러지고
큰 키로 자란 토란은 반쯤 누어 버렸다.
익어가던 대추와 감, 배 등 과일이 떨어졌고
감나무는 3그루가 완전히 쓰러졌다.
숲속에도 바람에 휩쓸린 이파리며
나뭇줄기, 꺾인 가지들로 어수선하다.
아내는 한창 단 맛이 들려고 하는
굵은 대추들의 낙과를 아까와 하면서
떨어진 대추를 한 바구니 줏어다 놓는다.
올 한해는
차고 강한 바람이 계속되던 봄날을 지나
불볕 더위에 초목들이 타 들어가던 긴 여름과
뒤 늦게 찾아온 장마로 인한 잦은 집중호우,
이제 태풍까지 지나갔다.
그리고, 가을이다.
맑고 푸른 하늘에서 내리는 따스한 햇살로
몸을 덮히고, 청풍호에서 불어오는 서늘한
골바람으로 머리를 식히면서
초막골의 많은 식구들과 그동안의 노고를
위로 받고 함께 기쁨이 충만한 삶을 누리고 싶다.
<낙과한 대추, 약간 덜 익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