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내기 영농일지

김장배추 심기

초막골 촌장 2013. 8. 24. 23:02

오늘 김장배추 모종 반 판을 사다 심었다.
한 판이 백이십 모라고 했는데 심어 보니
하나가 빠져서 오십아홉 모였다.

초막골 텃밭에다 배추를 심어 김장을

담가 먹은지 어느 덧 오년 째 접어든다.


배추는 김장만 하자면 이삼십 포기만 해도

충분하지만 겨우내 쌈으로, 찌게, 국거리 등

소용처가 많은 탓에 항상 여유있게 심는다.

첫해엔 배추잎이 한창 무성할 무렵 직장

모임을 여기서 했었는데, 주말농장 칠 년의

관록을 내세운 동료가 너무 일찍 배추를

묶어 주는 바람에 늦더위에 속이 물어서

별로 건진게 없었고,

그 후에도 농약 없이 벌레들을 견뎌내느라

속이 꽉 찬 큰 포기로 자라나진 못했지만

항상 연하고 고소한게 맛은 좋아서 매년

소박한 크기의 푸른잎 김치를 만들어 먹었다.


작고 여린 배추 모종을 땅에 꽂고 바라보니  
새삼 연약한 몸으로 뿌리 내리기까지의

고단함이 보이는 듯 선하여 가슴 짠하지만,

올해도 최소한 예년 만큼, 아니 좀더 크게  

잘 자라길 기대하며 손에 묻은 흙을 털어낸다.

 

<배추밭>

<두달 후, 배추가 잘 자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