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여름밤 풀벌레 소리

초막골 촌장 2013. 8. 13. 05:40

새소리와 매미소리 잦아든 숲속의
여름밤은 초저녁부터 새벽까지
갖은 풀벌레 소리로 가득 찬다.

각기 고유의 음색과 다양한 톤으로
짧고 길게, 크고 낮은 소리가 어울려
하모니를 이루는 밤의 오케스트라는 

잠시도 그칠 줄 모르고 들려오는데,

익숙해 진 탓에 거의 의식하지 않다가도
때때로 밤 한기에 설핏 잠에서 깨어나면
정수리 위쪽 높고 아득한 어딘가에서
들려오는 영혼의 합창소리 같기도 하다.

작년부터 갑자기 보이기 시작한
거대한 몸집의 회색여치도 한몫 하는지
간간히 옆으로 삐져나온 빽 소리에는
큰 울림통의 떨림이 묻어난다.

<회색여치>